나눔 0700
61세 딸을 돌보는 86세 노모의 사연은?
전라남도 무안의 어느 주택가. 두 모녀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올해로 여든여섯이 된 김영자 할머니. 젊어서부터 농사면 농사, 청소일이면 청소일.. 쉬지 않고 일하다가 건강이 무너져 안 해 본 일 없이 고생하느라 무릎 수술까지 받고 거동이 많이 불편해지셨는데요. 자녀들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상황이시지만, 김영자 할머니는 예순하나인 딸 선인 씨를 돌보느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이십니다. 어려서 열병을 앓고 난 후 지적장애를 지니게 되었다는 선인 씨, 당뇨로 치아가 거의 다 빠졌을 뿐만 아니라, 한쪽 발을 절단해 의족을 끼고 생활하고 있는데요. 행여 딸 선인 씨의 당뇨가 더 악화하면 어쩌나... 할머니는 늘 노심초사하며 거동이 불편한 딸을 챙기고 있습니다. 할머니에게 선인 씨는 세상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할 수 없는, 품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아픈 손가락이기 때문입니다.
지적장애를 지닌 딸이 당한 수모에
가슴이 무너지는 할머니...
“스님이 저한테 ‘이 *’ 욕하면서 뭐라고 하는 거예요. ‘법당 닦아라, 마당 쓸어라, 빨래 빨아라, 뭐 해라’ 하면서 때리고 머리털 잡아당기고 밥도 안 주고 발로 차고... 시어머니가 저한테 자식들을 가끔 한 번씩만 보여주고는 안 보여주고 데리고 간 거예요.”
- 선인 씨
젊어서 남편을 잃고 홀로 힘겹게 자식을 키우신 김영자 할머니. 딸은 자신과 다르게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랐건만, 손주 둘이 태어나자마자 사위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결국 딸 선인 씨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아들 둘을 시댁에 맡기고 절에 가서 허드렛일을 해야 했는데요. 스님들의 폭행에 시달리면서도 어린 두 아들을 생각하며 모진 수모를 다 참아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다리를 심하게 다치게 되어 더는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시댁에서 연락을 끊어버려 아들들 얼굴조차 볼 수 없게 되었는데요. 오갈 데 없이 다리까지 다친 딸을 보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는 김영자 할머니. 이 모든 것이 딸의 형편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던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아 딸이 절뚝거리며 걷는 걸 볼 때마다 억장이 무너져 내립니다.
아직 한글을 떼지 못한 딸 선인 씨가
한 자 한 자 어머니에게 써 내려간 사랑의 편지
"양쪽 무릎 수술을 하셔서 걷는 것도, 보행도 힘들어지시고 더군다나 오히려 아픈 따님을 돌봐야 할 상황이라면 힘든 상황이라고 보셔야 할 것 같아요.”
- 의사
"나 없으면 어떻게 저것이 살까? 남한테 천대받으면 어떡할까?‘ 그런 것이 너무나 생각이 나요.”
- 할머니
얼마 전, 어지럼증과 복통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김영자 할머니. 이대로 세상을 떠나면, 한글도 모르는 딸이 혼자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돼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할머니의 이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딸 선인 씨,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한글로 편지를 써보는데요. ‘어머니’ 세 글자 써놓고 멈춘 선인 씨의 손. 사랑한다는 말을 적고 싶은데 글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이 안 납니다. 결국 제작진의 도움을 받아 한 자 한 자 사랑의 마음을 편지에 담았는데요. 딸 선인 씨로부터 처음으로 편지를 받아본 김영자 할머니는 ‘사랑한다’고 쓴 딸의 글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마는데요.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두 모녀에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딸 선인 씨의 당뇨 치료와 치아 치료만 해도 감당하기 힘든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가, 의족 교체 비용도 수백만 원에 달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요.
불편한 몸으로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는 두 모녀에게 희망을 선물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