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램넌츠 오브 더 폴른
    어둠을 걷는 그림자 램넌츠 오브 더 폴른 2016.12.07

    비틀린 현실과 사회 관습을 전복하려는 반항적 메시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통렬하면서도 묵직한 사운드. 강펀치를 날리듯 전 세계 리스너들을 K.O 시키던 메탈은 어느덧 대중음악의 중심축에서 살짝 비껴져 나가며 그 영향력도 약해져 갔다. 눈에 띄는 새 얼굴이 잘 보이지 않던 한국 헤비메탈 씬. 그 짙게 깔린 어둠 속에서 등장한 램넌츠 오브 더 폴른은 맹렬하게 앞을 향해 나아가며 그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 이은미
    노래하는 사람 이은미 2016.12.14~15

    다른 수식어는 떠올리기 힘들다. 가수 이은미, 그는 ‘맨발의 디바’다. 파워풀하고 거친 목소리로 무대를 점령하더니, 노래할 때 구두 굽 소리가 거슬린다며 신발을 벗었다. 그 모습은 대중을 사로잡았고, 데뷔 2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짙게 남아있다. 이보다 멋진 수식어를 가진 가수가 또 있을까. 이은미는 스스로를 그렇게 말했다. 1988년 클럽에서 노래를 시작했다. 처음 관객 앞에서 노래를 불렀을 때, 예상치 못한 탄성과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1집 「기억속으로」(1992) 이후 10여 장의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이은미는 꾸준히 무대에 섰다. 이제 곧 1000회를 앞두고 있다는데, 단연 우리나라 여자 가수 중 최고 기록. 그럼에도 아직 공연 전날이면 쉽게 잠들지 못하고, 공연 중 관객들의 반응에 울컥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 이랑
    평범한 사람의 노래 이랑 2016.12.08

    2012년 발표된 묘한 작품 하나. 젠체하지 않는, 그러나 입 밖으로 그다지 꺼내질 것 같지 않은 노랫말이 흘러나왔다. 제법 많은 단어들이 이어졌으며, 마치 성장기 일기와 같았다. 난 멋을 내는 게 좋다며 은근슬쩍 고백을 하다가(곡 ‘잘 알지도 못하면서’ 中) 럭키아파트 702호의 현실 공간을 소환하는가 하면(곡 ‘럭키아파트’ 中)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출신의 자신을 에두르지 않은(곡 ‘졸업영화제’ 中) 13개의 트랙, 앨범 「욘욘슨」. 영화, 그림, 드라마, 만화 그리고 글까지 손대지 않은 분야가 없다는 ‘이랑’의 데뷔작에 관한 이야기다. 사실 그의 1집은 음악적인 세공보단 자유롭게 표현된 자기기록에 가까웠다. 다소 난데없었지만 그래서 특별했다. 보컬과 코러스가 겹겹이 쌓은 선율과 기타와 첼로가 덧대어진 프로덕션은 (그 의도가 어찌됐든)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표현이었고 포크(folk) 씬에서 회자가 되었다. 그다지 섬세하지 않은 레코드는 로-파이(lo-fi) 사운드라 불렸으며, 누군가는 대학가요제의 음악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 밝은 분위기에 던져진 무거운 가사들은 어찌 이해해야 할까. 새로운 충격일까 아니면 아마추어의 도발에 그칠 것인가 평단이 분주해질 무렵, 이랑은 이렇게 설명했다. “진지하고 슬픈 것을 포장하는 것, 결국 유머”라고.

  • 나플라 / 루피 / 오왼 오바도즈
    Make It Rain 나플라 / 루피 / 오왼 오바도즈 2016.12.05

    여기, 비를 만든다는 사람들이 있다. 무슨 수를 쓰는 건가 하면, 바로 음악. 그 중에서도 힙합이다. 힙합 씬에서 ‘비를 만들다(make it rain)’라는 말은 ‘돈을 뿌리다’ 혹은 ‘뿌릴 수 있을 만큼 돈을 많이 벌겠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여간 자신감에 찬 말이 아니다. ‘Make it rain’에서 이름을 딴 메킷레인 레코즈에는 우리나라 힙합 씬에 오리지널리티를 보여주고 싶다는 이들이 모였다. 나플라, 루피, 오왼 오바도즈가 그 주인공이다.

  • 김필
    메마른 풍경 속 당신에게 김필 2016.12.12~13

    2014년, TV 속에서 허스키한 음색이 전파를 타고 흘러나왔고, 한 심사위원은 “남자 가수가 갖춰야 할 것은 모두 갖췄다”라는 찬사를 보냈다. 대중들은 음색이 섹시한 남자를 줄여 ‘음섹남’이라는 애칭을 붙여줬고, 그가 부른 곡들은 음원 사이트에서 차트 역주행을 이루어냈다. 오랜 시간 무명가수라고 불려온 ‘김필’에게 일어난 각본 없는 드라마와도 같은 일이었다. 그가 가수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은 다사다난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뮤지션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홀로 상경했지만, 꿈을 향해 발걸음을 떼려고 하면 생계라는 삶의 무게가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클럽에서 세 시간씩 쉼 없이 노래를 부르며 받는 일당 5만 원이 수입의 전부였다. 내일의 삶조차 불투명해 보이는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장르에 연연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노래를 불러보기도 했던 열정 넘치는 시기였고, 본인 스스로에게 집중하면서 자신의 취향 또한 자리 잡았던 시간이었다.

  • 이한철
    소소한 계절나기 이한철 2016.12.19~20

    마음의 온기도 뚝 떨어지는 겨울, 누군가의 따스한 위로가 필요한 시간. 더욱 반가운 이름이 있다. 넉넉한 웃음과 구수한 사투리, 그리고 듣는 이를 무장해제 시키는 마법 같은 음악의 주인공, 싱어 송라이터 이한철이다. 햇살 가득한 멜로디, 경쾌한 리듬, 긍정적인 가사. 밴드 '불독맨션' 또는 노래 '슈퍼스타'의 밝은 이미지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한철. 1994년 대학가요제에서 ‘껍질을 깨고’로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그의 음악 인생이 어느덧 21년을 맞았다. 그리고 작년,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계절 프로젝트가 「봄날」(2015)을 시작으로 「늦어도 가을에는」(2015), 「여름의 묘약」(2016)에 이어 마지막 계절인 겨울을 앞두고 있다.

  • 현진영 X 배장은
    이토록 절묘한 만남 현진영 X 배장은 2016.12.27~28

    “혹시 내가 쓴 곡을 노래해줄 수 있어요?” 남자에게 연락하는데 여자는 용기가 필요했다. 남자는 여자를 모를 게 뻔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는 대답 대신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사진 속에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여자가 담겨있었다. “제가 사진 속 재즈 피아니스트예요!” “네, 알아요. 저희 아버지도 재즈 피아니스트거든요.” 얼핏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두 사람, 힙합 뮤지션 현진영과 재즈 피아니스트 배장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 9와 숫자들
    고독의 수렴과 위로의 발산 9와 숫자들 2016.12.21~22

    2집 「보물섬」(2014)이 완성되던 즈음 ‘9와 숫자들’은 다음 작품의 제목을 「수렴과 발산」이라 짓겠다고 공언했다. 단어에 따라 목표치는 다르지만 분명 나아가겠다 이야기한 이들은 2년 뒤, 3집을 발표한다. 그리고 작업을 하는 동안 다소 의미가 달라진 앨범에는 ‘Solitude and Solidarity’ 즉 ‘고독과 연대’라는 영문 부제가 따라붙었다.

  • 에이퍼즈
    심연을 바라보다 에이퍼즈 2016.12.26

    한국의 대중음악 시장에서 연주만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엔 여러 장애물이 존재한다. 보컬리스트의 역할이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거니와 연주곡은 배경 음악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음악 시장은 연주 음악인이 자립하기엔 척박한 환경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연주만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있다. 재즈를 기반으로 록, 헤비메탈, 펑크 등 여러 장르의 사운드를 입혀서 강렬하고 인상적인 스타일을 구축하는 밴드, 에이퍼즈(A-FUZZ)다.

  • 김영후
    배려의 미학 김영후 2016.12.29

    베이시스트 김영후가 본격적으로 한국 재즈계에 이름을 올린 건 2007년 제1회 <자라섬국제 재즈콩쿨>을 통해서였다. 재즈인들이 ‘모던’의 충실한 재현에 몰두했던 데 반해 그는 ‘모던 이후’의 세계를 응시하며 평단에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이후 한동안 여러 선배 연주자들의 뒤에서 묵묵히 베이시스트의 길을 걸어오던 김영후는 뉴욕 유학과 함께 미국 주요 도시의 재즈 클럽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며 그만의 스타일을 차곡차곡 만들어 간다. 그리고 그 결실이 2014년에 발표된 리더작 「Dancing on the floor」이다. 성실히 준비해온 곡들을 한데 모은 작품이자 ‘베이시스트 김영후’의 지향이 담긴 출사표는 <EBS 스페이스 공감>의 기획시리즈 ‘2015 한국 재즈의 새 얼굴’을 통해 소개되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리고 2016년, 2년간의 성장을 두 번째 앨범 「You Will Be Free If You Truly Wish To Be」에 담아 다시 한 번 우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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