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즈 이야기

[리뷰] 아름다운 단면, 파라솔x실리카겔

  • 작성일 2018.01.08
  • 조회수 2,387




EBS 스페이스 공감 서포터즈


글 : 김지철


사진 : 정현석

아름다운 단면

공연일 : 2017년 12월 7일 (목)

저녁 8시 

방송일 : 2018년 1월 11일 (목)

밤 12시 30분 



현재 신에서 주목받는  밴드파라솔과 실리카겔. 이들 음악의  단면을 잘라 조각조각 다시 맞춰보면  신나는 무대가 완성되지 않을까이미 <>이라는 합동 공연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던  밴드가 팬들을 가슴 뛰게 했던 바로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다시 재현한다.  밴드의 놀랍고도 아름다운 단면을 직접 만나볼  있는  특별한 무대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EBS 스페이스 공감 소개  



파라솔 




1. 우물가의 남자


2. 경마장 다녀오는


3. 초면


4. 베개와 천장


5. 설교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닌 ,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고 무의식의 상태로 세상을 보는 느낌. 몽롱하고 은은하게 퍼지는 울림. 나는 조심스럽게 파라솔의 음악을 이렇게 설명한다. 빈티지한 사운드 덕분에 옛날 것의 느낌이 나지만 그게 전혀 촌스럽지 않다


파라솔의 정규 1 수록곡 '언젠가 날이 오면' 에서 보컬 지윤해는 언젠가 날이 오면 나랑 결혼을 해주고 사이좋게 살다가 먼저 죽어달라는, 지나치게 솔직한 사랑고백을 한다. 파라솔이 흥얼거리는 가사 대부분은 이렇게 솔직하다. 이런 솔직함이 파라솔만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파라솔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떠올릴 가장 먼저 생각나는 , 무더운 여름 해변가 파라솔 아래 누워 온몸으로 햇볕을 맞을 때의 여유로움이다. 파라솔의 음악도 그렇다, 여유롭고 편안하다. 그래서 그런지 '휴식' 어울린다.


남들이 각자의 직장, 학교에서 열심히 살고있을 평일 오후에 갑자기 집에서 편하게 있는 시간이 내게 생긴다면, 나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잔뜩 먹고 은은한 향기가 오래 퍼지는 커피 잔을 천천히 마시며 파라솔의 '베개와 천장' 적당히 크게 틀어놓을거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무 생각도 없이 침대에 누워 파라솔의 음악을 들으면, 참기 힘든 생각에 쌓여 베개와 천장 사이에 떠있는 나의 불안들을 잠시 잊을 있을거다.


일주일 중간, 전쟁같은 목요일을 마무리하고 소파에 앉아 EBS 스페이스 공감을 보고있을 당신, 시원한 맥주 잔으로 목을 적시고 파라솔의 무대를 감상하며 하루동안 쌓인 피로를 잠시나마 잊어보자. 그리고 조금만 참으면 꿀같은 주말이 돌아오니 힘을 내자!



파라솔의 2집에 수록되어있는 '경마장 다녀오는 ' 듣는 다큐멘터리다. 일확천금을 기대하며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어제와 같은 옷을 입고 오늘도 경마장에 가는 사람들. 대부분 돈을 잃고 다시 올거라 다짐을 하지만, 오늘의 다짐은 까맣게 잊고 내일도 경마장을 찾는다. '오늘은 어쩌면..!' 하는 마음으로 다른 번호를 골라보지만 결과는 역시나, 결국 마지막 식사를 하고 한때 사랑했던 사람들과 작별을 하는 사람들파라솔이 그려낸 오늘도 경마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도박 중독자들의 모습이다.


낮게 퍼지는 파라솔의 음악을 들으며 경마장의 풍경을 떠올려보니, 경마장에서 돈을 잃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쓸쓸하고 비참하게 다가온다. 도박문제 전문 상담은 국번 없이 1336번으로.



입대 마지막 공연을 실리카겔이 지금 대기실에서 울고있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며 파라솔은 마지막 '설교' 시작했다.


설교를 위로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하다, 가끔 설교는 상대방을 비참하게 만든다. 우리가 '너가 뭔데 나한테 설교를 ?' 라는 자주 말하는 처럼하지만 파라솔의 설교는 다르다. 힘내! 모든 될거야! 좋은 날이 올거야! 같은 뻔한 위로가 아닌, 파라솔만이 있는 솔직한 위로를 한다. 네가 하든 하지 못하든 사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며 다소 차가워보이는 말을 건내지만, 속에는 적당히 높은 온도의 진심어린 애정이 담겨있다.



다들 힘드니 조금만 힘내라는 위로는 전혀 쓸모가 없다. 힘들어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너만 힘든거 아니니까 같이 힘내자!' 따위의 위로를 생각이라면 상대방을 위해서라도 그만 두는 편이 낫다.


파라솔은 '생각보다 사람들은 너한테 많은 관심이 없어, 너가 하든 하든 괜찮아 내일 아침이 올거야. 언제 어디서든 무슨 일이 있건 행복하길 바란다' 위로를 전한다.


지나간 2017년이 유독 어렵고 힘든 였다면, 파라솔의 설교를 들으며 자기 자신을 위로해보자. 2018 무슨 일이 있건, 눈치 보지 말고 행복하길 바란다, 진심으로!






실리카겔




1. 낮잠


2. 뚝방길


3. 불한당


4. NEO SOUL


5. 그린내



2016 올해의 헬로루키에서 대상을 받고, 여러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실리카겔이 입대 마지막 공연을 위해 EBS 스페이스 공감을 찾았다훈련병! !리카겔!



'인체에 무해하나 먹지 마시오' 실리카겔에 적혀있는 경고문구다


인체에 무해한데 먹지 말라고 하는지 항상 궁금했다. 맛이 없어서 그런걸까? 단순히 맛이 없으니까 먹지 말라는 건가? 실리카겔 제조업자가 그렇게 친절할까? 됐다. 너무 궁금해하지 말자 머리 아프다, 먹지 말라면 먹으면 되는 실리카겔은 그냥 실리카겔이다.


밴드 실리카겔도 그렇다그들이 하는 음악을 뭐라고 정의할 있을까. 슈게이징? 네오사이키델릭? 드림팝? 너무 어려운 말들로 그들을 설명할 필요도 없고, 그런 어려운 단어 개로 정의 수도 없다. 밴드 실리카겔은 실리카겔일 실리카겔은 오직 그들만이 구현할 있는 독특한 사운드로 음악을 만들어낸다. 새로운 앨범을 들을 마다 다음 앨범을 궁금하게 만든다.



이번 EBS 스페이스 공감의 무대는 특별히 실리카겔의 VJ 김민영,이대희가 만들어내는 영상과 함께하며 관객들의 시각, 청각 모두를 정신 없이 흔들었다. 작은 클럽 공연에서는 쉽게 보여줄 없었던 뮤직비디오들을 스페이스홀의 대형 스크린을 이용해 마음껏 보여줬다. 대형 스크린에는 뮤직비디오들이 흘러나오고 멤버들은 앞에서 각자의 악기를 몸으로 연주했는데, 어느 곳에만 눈을 두기 어려웠다. 뮤직비디오를 봐도 좋고, 멤버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봐도 좋고, 눈을 감고 음악만 들어도 좋았다.


실리카겔의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동시에 듣고 처음인데맛있는 보쌈만 먹다가 익은 김장김치까지 함께 곁들여 먹은 기분이었다. 기가막히게 어우러졌다음악만큼이나 뮤직비디오도 놀라웠다. 실리카겔의 이번 미니앨범을 들어봤다면, 뮤직비디오도 찾아보길 바란다.



실리카겔은 공연 중간 'EBS 스페이스 공감은 실리카겔에게 마음의 고향같은 곳인데입대 마지막 공연을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있게 돼서 기뻐요' 라는 벅찬 인사를 관객들에게 전했다. 2016 올해의 루키 대상을 받으며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던 실리카겔은 멤버들의 군입대 마지막 공연을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불태웠다모두 함께 덩실덩실 춤을 있는 '뚝방길' 연주할 때는 관객들 모두 신나게 춤을 추며 박수로 리듬을 맞췄다. EBS 스페이스 공감 클럽에 했다.


실리카겔은 멤버 각각 곡씩 작곡한 5곡과 리믹스를 포함한 미니앨범 발표했고, EBS 스페이스 공감 무대에서는 미니앨범에 수록되어있는 5곡을 순서대로 연주했다. 낮잠, 뚝방길, 불한당, NEO SOUL, 그린내를 순서대로 들으면 오묘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있다


해가 무렵 오후 6시의 그린내, 깜깜한 어둠이 세상을 덮는 오후 9시의 NEO SOUL, 세상이 조용한 오후 12시의 불한당, 활기찬 오전 8시의 뚝방길, 정신없는 오후 2시의 낮잠까지 시간의 흐름이 이어진다. 나도 실리카겔의 인터뷰를 통해 사실을 알고 나서 오늘 시간에 맞춰 각각의 음악을 다시 들어봤는데, 조금 새롭게 다가왔다


각자 곡씩 작곡을 해서 앨범을 구성하면 자칫 앨범의 색깔이 모호해질 있지만, 실리카겔의 이번 미니앨범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실리카겔다웠고, 멤버 각각이 가지고 있는 색깔을 고스란히 있었다. 각자 다른 색을 가진 멤버들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절묘하게 호흡을 맞추는 모습에서 그들이 가진 색깔을 들여다볼 있었다


나는 공연을 실리카겔의 공연을 처음 보는 친구와 함께 갔었다. 공연이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오늘 공연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표현 있을까? 라고 물었더니 ', 오색청춘이 만들어내는 블랙홀이 아닐까?' 라고 답했다. 과하게 멋부린게 아닌가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나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실리카겔의 음악은 인디씬이 한창 흥하던 때의 음악을 듣고 자라난 20 청춘들이 만들어낸 멋진 블랙홀같다. 여러대의 신디사이저와 기타, 베이스, 드럼 연주와 VJ멤버들의 영상까지 어우러져 만드는 무대를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친구가 블랙홀이라고 표현했는지 금방 이해할 있었다.


공연 내내 '정말 오기를 했다' 생각을 했다. 실리카겔의 뮤직비디오까지 함께 즐길 있는 공연은 흔치 않다. 귀와 눈이 모두 즐거웠다. 당분간 실리카겔의 무대를 없다는 생각에 조금 서운하기도 했지만, 늠름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군인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자친구의 마음으로, 더욱 성장한 실리카겔을 기다려야지.


째깍째깍 국방부의 시계는 지금도 가고있다건강하게 무사히 군복무를 마치고 멋진 음악을 들려줄 실리카겔을 기대한다







실리카겔 x 파라솔 




1. Space Angel


2. 빌리


3. 놀자


4. 모두 그래



지난 봄에 처음 시작한 실리카겔과 파라솔의 합동 공연 <> 음악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공연을 놓친 팬들의 아쉬움을 여기저기서 들을 있다.


쉽게 어울리지 않을 같은 밴드가 무대에서 함께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은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공연의 곡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모두 무릎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실리카겔과 파라솔이 함께 무대에 올라 대의 베이스, 대의 기타, 여러 대의 신디사이저와 드럼 대로 동시에 만들어 내는 사운드는 무엇을 상상하든 이상이다. 몽롱하고 낮게 깔리는 사운드를 연주하는 파라솔,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실리카겔. 서로 다른  비슷한 실리카겔과 파라솔은 함께 공연하며 팀의 공통점을 각자 다르게 해석한다.


파라솔, 실리카겔 각각의 개성이 조화롭게 섞여 난생 처음 보는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는데, 새로운 것을 쉽사리 말로 표현 없다. 그러니까 '실리카겔+파라솔= 실리카겔파라솔' 아니라 '실리카겔+파라솔=실파리카솔라' 만들어낸다. 팀이 함께 만들어낸 '실파리카솔라' 직접 보고 들어야만 느낄 있다.


정식 음원으로 발매된 파라솔&실리카겔의 Space Angel 시작으로 파라솔의 빌리, 실리카겔의 놀자 3곡을 정신없이 연주 하고 나서 멤버들이 기타를 내려놓기도 전에 객석에서는 앵콜 요청이 쏟아져나왔다. 공식적으로 마지막 국내 공연이었던 실리카겔은 EBS 스페이스 공감 FD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사전에 계획되어있지 않았던 앵콜, '모두 그래' 연주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앵콜곡에서 실리카겔과 파라솔 멤버들은 정말 마지막 답게 모든 것들을 몸으로 뿜어냈다.


없이 낮게 깔리는 몽롱함을 연주했던 파라솔을 시작으로 실리카겔이 만들어내는 블랙홀을 거쳐, 실리카겔과 파라솔이 함께 만드는 웅장함으로 무대가 끝났다.


이번 실리카겔, 파라솔의 EBS 스페이스 공감 무대는 2017 내가 공연 최고의 공연으로 손꼽을 있을 정도로 굉장했다


무엇 하나 아쉬운 없었다, 실리카겔의 무대를 당분간 없다는 사실이 아쉬울 .


덕지덕지 붙은 미사여구들은 무대의 온전한 감동을 느끼기에 방해만 것이다. 길게 말하지 않겠다.


실리카겔과 파라솔, 그들의 무대가 궁금하다면 이번주 목요일 저녁 EBS 스페이스 공감 무대에서 직접 확인해보자.



EBS 스페이스 공감 


2017년 1월 11일 (목) 밤 12시 30분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