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즈 이야기

[리뷰] 정수민 X 경기남부재즈, 변화를 꿈꾸는 시선 / 벅찬 꿈에 취하다

  • 작성일 2019.02.12
  • 조회수 597

 [EBS Space 공감

 특별기획 '2019 한국 재즈의 새 얼굴' 


정수민 X 경기남부재즈,

변화를 꿈꾸는 시선 / 벅찬 꿈에 취하다

 

 

 

공연일시 2019-01-24 저녁 8

방송일시 2019-02-14 저녁 8

: 이미쁨

 

 

 

특별기획 2019 한국 재즈의 새 얼굴

 

근년 들어 한국 재즈는 또 하나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움츠러든 사회 분위기에 음악의 다양성은 외면받고 있지만 반대로 한국 재즈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저변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위기이자 과도기라는 진단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잘 알고 있다. 난세 속에서도 스스로의 시선을 놓지 않는 이들에게만 예술가의 권한이 주어진다는 사실. 결국 재즈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존재하는 음악이다.

 

특별기획 “2019 한국 재즈의 새 얼굴은 남다른 시각과 뛰어난 연주로 주목받고 있는 재즈계의 오늘을 마주하는 자리다. 베이시스트 정수민, 밴드 경기남부재즈, 피아니스트 김은영, 피아니스트 최윤화가 그들이다. 이들은 2018년에 인상적인 첫 앨범을 발표했거나 쉼 없는 공연 활동을 통해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우리 시대의 이슈 메이커들이다.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던, 그러나 참신한 공감의 이야기가 이들의 연주를 통해 펼쳐진다.

/ EBS 스페이스 공감 소개글 중

 

 

공연 일정

124: 베이시스트 정수민 / 경기남부재즈

37: 피아니스트 김은영 / 피아니스트 최윤화

 

 

이번 공연은 평소 공감의 무대와 달리 재즈비평가인 김현준 EBS 스페이스 공감 기획위원의 아티스트 소개로 시작됐다. 무대에 오른 김현준 기획위원은 "공감은 2011년부터 매년 1~2월마다 전 해 데뷔했거나 근년 초 시작한 아티스트 중 눈여겨볼만한 아티스트 4팀을 소개해왔다. 출연했던 아티스트들은 현재 대부분 한국 재즈계에서 맨 앞서서 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특별기획 ‘2019 한국 재즈의 새 얼굴이라는 이름으로 두 차례의 공연이 진행된다.


김현준 기획위원은 무대를 펼칠 베이시스트 정수민과 경기남부재즈에 대해 소개했다. 먼저 정수민에 대해서는 "'예쁘다, 서정이다'라는 표현을 넘어서 앨범 안에 굉장히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를 거칠게 표현하기만 하지 않고 예술이라는 매체를 통해 아름답게 표현해낸 데에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남부재즈에 대해서는 "아주 도발적인 이름의 밴드"라고 표현하며 보컬 임태웅과의 일화에 대해 소개했다. 임태웅이 왜 경기남부재즈를 한국 재즈의 새 얼굴에 뽑았는지 묻는 질문에 김 기획위원은 달라서라고 답했다고 한다. 팀명이 갖고 있는 도발성뿐만 아니라 재즈에 대해 다르게 해석하고, 또한 거기에서 정체성을 찾으려는 모습이 달랐다는 것이다.

 

김 기획위원은 재즈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이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서로 양가적이고 이율배반적인 가치이나, 첫째는 전통이 가진 아름다움을 잘 보존할 것. 그리고 둘째는 지금껏 해온 것을 그대로 답습하지 말 것. 두 가지 중 어떤 것이 더 좋고 나쁜 것이라고 가치평가할 수 없다고 말이다. 베이시스트 정수민과 경기남부재즈가 보이는 재즈는 어떤 모습일지, 목요일 오후 1155EBS 스페이스 공감의 무대를 통해 만나보자.

 

 

변화를 꿈꾸는 시선, 정수민

콘트라베이스(정수민) / 피아노(이선지) / 드럼(박정환)

 

재즈 베이스 연주자 정수민의 첫 번째 앨범 Neoliberalism.

신자유주의속에서 한정된 자본을 더 많이 획득하기 위해 서로 싸우는 현대인들의 모습, 현대화에 매몰되어 가는 소시민의 삶, 그리고 중요한 본질적 가치의 상실에 대한 이야기.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음악으로 끌어안은 과감한 재즈 뮤지션의 시선을 쫓아가 보자. / EBS 스페이스 공감 소개글 중

 

1. Neoliberalism 1

2. Neoliberalism 2

3. 강남 478

4. Socialism 1

5. Socialism 2

 

 

베이시스트 정수민은 지난해 3'Neoliberalism'이라는 이름의 앨범을 통해 5개 곡을 발표했다. 정수민은 앨범에 어떤 구조에 대한 사회적 현상을 담았고, 본인이 추구하는 음악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해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저는 제 음악에 있어서 가장 첫 번째로 생각하는 것이 사회적 현상을 있는 그대로 담는 것. 그리고 사회의 그런 시대정신을 그대로 담는 것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것들을 관찰하는 데 있어 집중을 했고 제가 생각하는 음악적인 아름다움들을 담는 작업에 총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정수민은 'Neoliberalism'을 통해 사라져가는 마을들, 우리가 이 구조 속에서 금기시 되어왔던 것들, 그리고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던 것들과 같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의 어두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한다. 이어 "이러한 구조와 현실 속 아픔들을 깊이 이해하고 같이 통감하면서 위로하는 것 또한 뮤지션의 역할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정수민의 첫 곡 <Neoliberalism 1>은 무언가 불안한 듯한 베이스 멜로디,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피아노 반주로 시작됐다. Neoliberalism, 즉 신자유주의 이후 끝없이 치닫는 갈등, 그리고 불평등과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들을 가리키는 듯했다.


앞선 <Neoliberalism 1>이 절망적인 현실에 대한 차가운 묘사, 그리고 비웃음을 표현했다면, <Neoliberalism 2>는 그 이후의 비극과 연민의 감정을 서정적인 분위기에 담아낸 듯 했다.

 

정수민은 트리오 형식으로 무대를 꾸몄다. 정수민의 베이스 연주가 서사를 이끌어가는 가운데, 이선지의 피아노 연주는 감정을 심화시키고, 박정환의 드럼은 중심을 잡았다.




이어진 <강남 478>은 서정적인 멜로디의 곡으로, 마치 사랑이나 이별의 감정을 다룬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정수민은 재개발 이후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사람들을 그리며, 그들이 그 공간에서의 행복했던 추억들과 아련함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했다. 이어 이 곡을 듣기 전 "여러분들의 삶의 공간에 대해서 그곳에서의 행복했던 기억과 추억들을 회상하시면서 들으시면 너무나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 곡은 <Socialism 1><Socialism 2>였다. 정수민은 "이 사회에서 입 밖으로 절대 뱉으면 안 되는 말처럼 금기시됐던 억압에 대해 곡으로 표현해 보았다"고 했다.

 

<Socialism 1>은 서정적이고 감상적으로 흘러가는 듯하지만, 어딘가 긴장된 듯한 느낌을 준다. <Socialism 2>에서는 그 갈등이 폭발하는 듯하다. 지향해야 할 구심점을 잃고 어떤 것이 정의인가 방황하며 답답해 하는 심정 같기도 하다. 사회주의 또한 완전한 답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한국 근현대사뿐 아니라 최근의 몇 몇 사건까지도 떠오르게 하는 현실참여적인 예술, 변화를 아름다운 재즈 연주에 담은 정수민의 무대, EBS 스페이스 공감의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벅찬 꿈에 취하다, 경기남부재즈

보컬(임태웅) / 기타(김수유) / 베이스(오원석) / 드럼(김경민)

 

자칭 1호 경기남부재즈 이수자라고 선언한 재즈 쿼텟 경기남부재즈’.

추억에 젖고, 흥에 취해, 행복을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첫 번째 앨범 한량. ‘취해야 세상이 아름답다고 외치는 이들의 선 굵은 재즈 안에서 한없는 자유를 탐해보자. / EBS 스페이스 공감 소개글 중

 

1. 간단숙이

2. 주의무게

3. 애주가

4. 풍류

5. 몽유가

Encore) 바람의 아들

 

 

마치 고유의 문화, 인간문화재처럼 자연스럽고도 독보적인 이름과 음악 스타일. 경기남부재즈의 멤버 4명은 실제로 모두 경기남부 지역과 관련이 있다. 보컬 임태웅은 경기남부 지역인 평촌에, 일렉기타 김수유는 의왕에, 베이스 오원석은 수원에, 드럼 김경민은 처갓집이 경기남부 지역이라는 것이다. 잊혀가는 경기남부재즈를 이수받았다는 자부심과 이런 특이점과 강점을 더 강조하고 싶어 스스로를 '경기남부재즈 제1호 이수자'로 지칭했다고 한다. 지난해 8월 발매한 앨범 [한량]의 곡들을 선보인 무대,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만나볼 수 있다.

 




보컬 임태웅은 "첫 정규앨범 [한량]은 제 20대 자전적인 이야기로 술을 마시고 나서 취하고, 술이 오르고, 집에 가는 길, 그리고 술을 마시고 꿈을 꾸고, 저희 집 강아지가 깨워주는 그런 전반적인 제 일상과 술을 마셨을 때 의식의 흐름을 다룬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첫 곡 <간단숙이>"모두 술 빼지 말라해. 나만 취하기 싫으니까. 모두 술 빼지 말라해. 이젠 내일은 없으니까. 내게 술 먹지 말라해. 지금 첫차 타고 집가게. 내게 술 먹지 말라해. 내일 또 술을 마시게"라는 가사처럼 보컬 임태웅이 이미 만취해서 주정을 늘어놓는 듯한 재미를 준다.

 

이어 <주의무게>는 김현준 EBS 스페이스 공감 기획위원의 말처럼 민요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애주가>는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임태웅의 걸음 하나 하나에도 집중하게 되는 무대이다.



<풍류>는 경기남부재즈의 노래 중 유일한 발라드 곡이다. 술에 취한 뒤 떠오르는 옛사람, 그리고 찌질하고 바로 후회하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진심인 감정들에 대해 풀어내고 있다.




경기남부재즈는 '벅찬 꿈에 취하다'라는 공연 주제에 가장 어울리는 곡으로, <몽유가>를 추천했다. 20대 시절의 방황을 다룬 [한량]의 곡 <몽유가>는 술에 취한 뒤 항상 꾸는 악몽에 관한 내용이다. 그 꿈 자체가 어떻게 보면 좀 어떨 때는 좀 음울하기도 하고 무서운 꿈도 있지만 결국 깨어날 꿈이기에, 지나갈 불안이기에 괜찮지 않을까.

 


마지막 곡 <안나>에 대해 보컬 임태웅은 반려견 '안나'가 항상 술에 취한 자신을 깨워주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노래를 지었다고 설명했다. 강아지 안나의 재기발랄함을 표현한 이 곡은 임태웅의 스캣과 경기남부재즈 만의 혼이 담긴 음악이 특징이다.

 

앙코르로 이어진 곡은 발매를 앞두고 있는 2집의 수록곡 중 하나인 <바람의 아들>, 바닥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마치, 바다에서 바람을 느끼며 부르는 느낌을 주었다.

 

경기남부재즈의 독창적인 재즈 무대, 목요일 밤 1155EBS 스페이스 공감의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